“선배, 웬 꽃다발입니까?” 오늘따라 볼프강이 조금 이상하였다. 볼프강은 이른 아침에 답지 않게 일찍 외출을 하고 저녁때가 되어서야 숙소로 돌아왔다. 외출하고 돌아온 볼프강은 파이의 기준에서 보건대 이상했다. 꽤나 단정하게 정장을 갖추어 입었고, 그의 손에는 항상 들고 다니는 검은 책이 아닌 붉은색을 한가득 담아낸 장미 꽃다발이 들려 있었다. 파이의 질문에 볼프강은 태연하게 ‘아, 이거.’ 라고 말하면서 꽃다발을 내려다보며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잠깐 꽃집을 지나칠 일이 있었어.” “보통 꽃집을 지나친다고 해도 꽃까지 같이 사오지는 않지 않습니까?” “그냥 눈에 밟혀서 사왔다고 치자.” “그렇다고 해도 별 일이군요.” 파이는 끈질겼다. 지금 볼프강의 행색을 보면 세트조차도 ‘선생님 녀석아! 무슨 일 있었..
이른 아침, 볼프강은 깊은 고민에 빠져 있었다. 그런 볼프강의 앞에는 소마가 만들어준 헐거운 인형을 가지고 노니는 비안카가 있었다. 그리고 그런 비안카의 머리카락은 많이 헝클어져 있는 상태였다. 마치 몇 번이나 묶고 풀음을 단시간동안 반복해왔던 것처럼. “흐음...” 아비가 자신의 머리를 계속 어루만지고, 그에 비해 예쁜 결과물이 나오지 않는 것에 대해 비안카 또래의 아이라면 진즉 부모에게 투덜거렸을 터지만, 비안카는 꽤나 참을성 있게 기다리고 있었다. 비안카는 자기 자신이 무척이나 귀엽고 사랑스럽다는 것을 아주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이런 자신의 사랑스러움을 완성시키는 요소 중 하나가 헤어스타일이라는 것도 무척이나 잘 알고 있었다. 오늘 아침은 비안카에게 있어서 특별한 날이 시작되는 날이었다. 일주일..
-슈나이더 씨. 누군가가 볼프강을 불렀다. 유니온과 관련된 사람은 아닌 듯 했다. 유니온과 관련이 있는 사람이면 저런 칭호보다는 ‘볼프강 슈나이더 요원’ 이라고 불렀을 테니까. 그렇다면 자신을 알고 있는 어느 일반인? 잠깐 생각을 하던 찰나에 그 목소리가 또 한 번 볼프강을 불러 재꼈다. -미스퉈 슈, 나이더er~ 전에 불렀던 것과 달리 조금 장난스럽게, 혀를 꼰 발음이었다. 앞선 말도 솔직히 따지고 보면 ‘Mr.슈나이더’ 지만 그건 그래도 격식을 차린 말투기라도 했지. 그리고 저 잔뜩 꼬아서, 그래서 분명 상대방이 자신을 비꼬고 있는 것이 분명히 느껴지게 하는 저 말투를 가진 이를 볼프강은 소름 돋지만 알고 있었다. 볼프강은 자신의 간담이 서늘해지는 걸 느꼈다. 아는 척 하면 골치가 아플 상대방 상위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