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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이 스토리(시즌 1 ~ 시즌3 챕터 1)의 스포일러가 많이 포함
※ 작가가 임의로 생각하고 해석한 부분이 있음
※ 파이 스토리의 대사 중 각색한 부분이 있음
※ 이야기의 시간대 뒤죽박죽
“그건 그렇고 정말 으슬으슬 춥네요. 기분 탓인지 전에 왔을 때보다 더 춥게 느껴지는 거 같아요.”
“그렇습니까...”
도윤의 말에 파이는 휠 오브 포츈 바깥의 날씨 상황을 그때서야 체크했다. 흐릿한 회색 사이로 간간이 빛 같은 것이 내리쬐는 게 보였다. 하지만 거센 바람과 함께 날아오는 것의 숫자가 너무 많아서, 빛은 희끄무레한 색으로 보일 뿐이다.
파이가 중얼거렸다.
“눈보라가...치고 있군요.”
“눈보라가 잦아들면 탐색을 해주세요. 이런 날씨면 아무리 얼음을 다루는 손님이라도 많이 추우실테니...”
“그 넓은 마음 씀씀이, 감사합니다.”
파이는 곧장 그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습관적으로 칼집에 있던 검을 빼들어 손질을 하기 시작했다. 틈이 날 때마다 무기를 잘 닦아두라는 할머님과 촌장의 잔소리를 듣고 자란 무의식적인 행동이었다. 검을 만질 때마다 느껴지는 한기(寒氣)와, 때맞추어 눈보라가 몰아치는 날씨 탓에 파이는 그 때의 기억이 무심코 떠올랐다.
“그러고 보니, 그 때도 이렇게 눈보라가 쳤었죠.”
“그 때라면?”
도윤의 물음에 파이는 잠시 쓸쓸한 표정을 지었다.
“이 검을, 제 동생 슈에가 발견했던 때입니다.”
“아, 그러시군요...그러고 보니 손님의 검은 제1위상력을 다루는 검이고, 손님 외의 사람이 만지면 곧바로 얼어붙는다고 들었는데, 손님의 동생 분은 어찌저찌 검을 만질 수 있으셨던 모양이네요.”
“원래부터 이 검의 주인은 제 동생이었습니다. 지금은 잠시 제가 빌린 것뿐이지요...이야기가 제법 길어질 거 같습니다만, 괜찮으시다면 들어주시겠어요?”
도윤이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파이에게 이런 말 꺼내도 괜찮으냐는 안색을 표했다. 파이는 괜찮다는 뜻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오히려 지금 그 이야기를 하는 것은 별로 힘들지 않았다. 파이가 제일 힘들어하는 적의 일은 그 때보다 조금 후의 일이기 때문이었다.
눈보라는 그칠 기미를 보이지 않았기에, 오히려 이런 옛날이야기 하나둘쯤을 꺼내기에 딱 적당한 때였다.
* * *
-슈에, 슈에!
그날의 파이 윈체스터는 한참이나 제 동생을 찾아다니고 있었다. 윈체스터 자매가 사는 마을은 경계선을 조금만 나가도 외진 곳을 만나기 쉬운 지리적 위치에 자리 잡고 있었다. 한 폭의 그림과 같이 절경을 이루는 절벽, 하지만 조금만 발을 앞으로 내밀면 끝이 보이지 않는 낭떠러지. 거울 같이 투명한 맑음을 자랑하지만 제 본래의 깊이를 알려주지 않는 호수 등등. 위험요소는 이토록 많았고, 그 때문에 안에 있는 사람들이나, 밖에 있는 사람들이나 쉽사리 나가려고도 오려고도 하지 않는 곳이었다.
자매는 그 자연을 벗 삼아 10여 년 동안 이곳에서 살아왔다. 수련이란 명목으로 그 거친 곳에 버려지는 때도 있었지만 자매에겐 이곳은 참으로 친근한 놀이터였다. 하지만 그런 자매에게도 자연은 배려가 없는 편이라, 이처럼 누구 한 명이 갑자기 사라지면 걱정이 되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생전에는 잘 안 오던 길까지 가면서 파이는 애타게 동생을 찾았다. 열심히 찾아다닌 덕분일까. 파이의 발밑 부근에서 익숙한, 동글동글한 목소리가 들렸다.
-언니! 나 여기 있어!
-슈에!
한참 찾아다녔잖아...! 구릉 밑에서 슈에는 살짝 혀까지 보이며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뭐라고 투덜거리기도 전에 장난기 많은 동생은 언니의 팔을 불쑥 잡아끌었다.
-언니, 일루 와 봐! 신기한 걸 발견했어!
-슈에, 그런 것보다 지금 할머님이 널 찾고 계시는 거 알아?
-아, 그래...? 하지만 언니, 그건 진짜 보고 가자. 응?! 진짜로 신기해서 그래!
파이는 슈에의 저 애처로운 눈빛에 참 약했다. 파이는 언제나처럼 슈에를 이길 수가 없었다. 실력으로든, 동생을 둔 언니로든. 심지어 고집을 저렇게 부리는 슈에는 더더욱 이길 수 없었다. 잠깐만 보고 가자는 파이의 대답에 슈에는 아주 신나라했다.
-언니도 보면 깜짝 놀랄 거야!
게다가 위풍당당하기까지 했다. 파이는 도대체 무엇을 보았기에 슈에가 저토록 흥분을 하며 자신에게 꼭 알려주고자 기를 쓰는지에 대해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 슈에의 손을 잡고 금방 도착한 곳은 사람 두 명이 겨우 들어갈 수 있을만한 크기의 작은 굴이었다.
평소에는 지나지 않는 곳이기에 파이는 상상치도 못한 곳에 있는 그 동굴이 제법 흥미롭게 느껴졌다.
-이런 데에 굴이 있었구나?
-응.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야!
슈에는 그 말을 끝내자마자, 자기 먼저 그 굴에 쏙 들어가 버렸다. 그리고 곧장 ‘언니, 어서 들어와 봐!’ 라며 파이에게 재촉을 한다. 처음 들어가 보는 어두컴컴한 곳이지만, 슈에가 있어주었기 때문에, 그리고 슈에는 이미 한 번 들어가 봤다는 듯 태연한 목소리였기 때문에, 슈에를 믿고 파이 또한 그 굴에 들어갔다.
굴은 입구 쪽만 좁았을 뿐, 갈수록 너비가 넓어져 중간쯤에 왔을 때는 파이는 일어서서 걸어갈 수 있을 정도였다.
-굴 안은 이렇게 넓구나. 나중에 임시 대피소로 딱 맞는 곳이구나.
-응, 하지만 언니. 내가 정작 보여주고 싶었던 건 이거야!
슈에는 드디어 목적지에 도착했다는 듯 그 자리에 멈추어 섰다. 동굴 제법 깊숙한 곳에 왔는데도 어디서 빛이 들어오기라도 하듯, 굴 안은 밝은 빛이 가득했다. 아니, 굴 옆에 박혀있는 정체불명의 수정들에게서 나오는 빛이었을까, 그게 아니면 바위에 꽂혀 있는 저 아름다운 검이 자연적으로 내뿜고 있는 빛이었을까.
옅은 하늘색의 빛을 내뿜는 신비로운 검의 분위기에 파이는 잠시 넋을 잃었다. 파이의 그런 표정을 보며 슈에는 아주 뿌듯한 미소를 지었다. 언니라면 틀림없이 이 검의 아름다움을 자신과 같이 공유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거 같았다.
파이는 물었다.
-슈에, 이 검은...?
-나도 자세한 건 몰라. 내가 처음 왔을 때부터 이 자리에 이렇게 꽂혀 있었어.
-보통 검은...아닌 거 같아.
-응. 이 검 가까이에 가보면 이상할 정도의 한기가 느껴진다?
정말이었다. 살짝 그 검을 향해 손을 뻗었는데도 한겨울의 매서운 눈보라를 맞은 듯, 피부가 매웠다. 그 탓에 파이는 검을 잡으려던 손길을 도중에 그만두었다.
-언니, 이거 혹시 옛날 어느 왕조의 보검(寶劍)이 아닐까?!
-보검?
-응! 막 이 주변으로 피난 온 어느 왕조의 일원이 자신의 보물을 빼앗기고 싶지 않아서, 이 동굴에 숨겨놓은 거지!
그럴 듯 했다. 아주 날렵하고 맵시 있게 생긴 검이 왜 아무런 까닭도 없이 이런 외딴 곳에 홀로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게 참 이상했다. 슈에의 말처럼 무슨 사정이 있는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그 일을 말해줄 유일한 목격자인 검은 말을 할 수 없는 존재였다.
-한 번 할머님께 가져가볼까? 할머님은 모든지 다 알고 계시잖아.
-그럴까? 어, 근데...지금 밖에 눈보라가 치네.
자매가 들어온 입구 주변이 새하얀 빛으로 가득했다. 아까부터 날씨가 안 좋았는데, 그새 눈보라가 치는 모양이었다. 날씨가 짓궂어지기 전에 슈에를 찾아 마을로 돌아가려고 했던 사실을 파이는 새삼스럽게 떠올렸다.
파이는 그 검을 등지고 앉아, 슈에에게 말했다.
-그럼 여기서 눈보라가 그치길 기다린 다음에 가도록 하자.
-응! 오랜만에 이렇게 언니랑 같이 있네~
슈에는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언니와 오랜만에 단둘이 있다는 것에 무척 기쁜 듯 했다. 파이도 마찬가지였다.
슈에가 일족의 후계자로 선택받은 이후, 파이와 슈에의 시간은 어긋나기만 했다. 어쩌면 슈에는 엄청난 걸 보여줄게! 라곤 했지만 오히려 더 원했던 건 파이와 이렇게 오랜만에, 나긋한 대화를 나누는 짧은 시간이었는지도 모른다.
서늘한 한기에 몸을 살짝 떨며 파이가 말을 먼저 꺼냈다.
-슈에, 요즘은 어떻게 지내니?
-나? 나는 항상 바쁘지, 뭐. 후계자의 자리가 그렇게 버거운지 몰랐어.
-넌 잘 해낼 거야. 슈에 넌 천재잖아.
-천재라고 해도 모든 걸 다 잘 할 순 없어, 언니.
그래도 재능 없는 나보단 낫잖아. 마을 밖으로 나가지 않는 자매의 일족의 특성상, 파이에게는 그것이 참 독이 되었다. 일족 중에서도 제일 실력이 없기로 정평이 난 언니와, 모든 걸 가뿐하게 해내고 아름답기까지 한 천재인 동생. 마을 사람들이 뒤에서 수군거리기에는 참 많은 제공을 해주는 요소였다.
그 때의 눈보라도 그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슬슬 이야깃거리도 떨어지고, 몸이 얼어붙어가는 도중에 슈에가 말했다.
-언제 그칠까, 눈보라...
-당장은 안 그칠 거 같은데...
-언니, 우리 꼭 붙어있자. 그럼 조금은 더 따뜻할 거야.
-으, 응...그, 그래...
슈에는 자신의 언니가 참 좋았다. 재능이 없는 것에 탓하지 않고 꾸준히 노력을 하는 언니가. 그러나 그런 슈에의 마음과는 정반대로 그 당시의 파이는 슈에에 대한 질투심이 조금씩 생기고 있었다. 그렇기에 이렇게 태연하기까지 한 슈에의 태도가 파이는 마음에 들지 않았다.
묘하게 자신이 닿은 곳의 몸이 굳어있는 제 언니를 보며 슈에가 조그맣게 속삭였다.
-언니는...내가 싫어?
-응?
허를 찌르는 말에 파이는 저절로 몸이 움찔했다. 그것이, 슈에에게는 긍정의 답처럼 느껴졌기에, 슈에는 파이의 팔을 일부러 더 꽉 잡았다.
-아니...요즘 보면 언니가 일부러 날 피하는 거 같아서.
-...
-혹시 그 때, 나 때문에 다친 상처가 아직도 아파? 그래서 내가 껄끄러워?
-아니야, 슈에. 그 때의 상처는 이미 다 나았어. 낫지 않은 건...
아마도 내 마음일 뿐. 허나 그걸 감히 말할 수가 있겠는가. 질투를 하고 있지만, 파이도 제 동생이 너무 좋았다. 그 근본이 바뀌지 않는 한, 아마도 이런 미묘한 어긋남은 계속 될 것이다.
-아니다, 아니야...아무것도 아니야.
-언니는 가끔 보면 너무 착해서 탈이야. 말을 해야 알아듣는 것도 있다고. 추측만으론 어떤 해답을 줄 수 없어.
-내가 보기에는 그런 말을 하는 네가 더 착하구나, 슈에.
파이는 자기보다 약간 큰 자신의 동생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할머님이 칭찬을 해줄 때마다 자매에게 해주던 행동이었다. 물론 슈에가 파이보다 그 쓰다듬을 받는 빈도수가 훨씬 높았지만 말이다.
-앞으로는 이렇게 대화 자주 하자.
-그래...
-그러고 보니, 곧 후계자 결정 최종시험이지?
-으응...
-나 언니처럼 열심히 할 거야! 언니, 우리 최선을 다 하자~!
슈에는 너무 착했다. 자신의 우월함을 결코 언니에게 보이지 않는, 마을 사람들에게 늘 손가락질을 받는 언니를 유일하게 감싸주는 아군.
그런 슈에를 파이가 감히 싫어할 수가 없었다. 당연한 이치였다! 아기 새가 어미 새를 보자마자 자신의 어미라고 인지하는 것과 같은 본능적인 것이었다.
-근데 언니, 이 검 주변에 있으니 묘하게 더 추운 거 같아.
-그래?
-으으...난 추운 게 싫어...
이름이 ‘눈(雪)’ 인 것과 반대였다. 슈에는 여름을 좋아했다. 청량한 여름 하늘과, 여름 특유의 향기가 파이와 같다면서. 슈에는 파이와 관련된 모든 것을 좋아했다. 심지어 자신이 좋아하는 계절마저도 그렇게 정했다.
슈에가 자기 혼자 발광을 하는 검을 뒤돌아보며 중얼거렸다.
-맞다. 이 검, 뽑아서 할머님께 가져다 드려야하지 않을까?
-꽤나 단단히 박혀있는 거 같은데...
-언니가 뽑아볼래? 언니는 위상능력자잖아!
맞다. 그랬다. 지금의 슈에와 그나마 동등하게 있을 수 있던 이유는 파이가 위상능력자이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이미 결정이 났어야 할 후계자의 지목도 그렇게 늦출 수 있었던 것이다.
그래봤자 무엇일까. 어차피 정해진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는데...헛된 희망만 괜히 품고, 슈에에 대한 미움이 극으로 치닫게 된 그것이 참...싫었다.
파이는 힘없이 중얼거렸다.
-난...그냥 달리기 기록이 줄어드는 것뿐인데...근력 계통은 아니라고...
-언니는 뽑을 수 있을 거야! 자신을 가져!
만약 그 때, 파이가 먼저 그 검을 뽑았다면 그 운명은 달라질 수 있었을까. 알 수 없다. 그것은 일어나지 않는 과거의 한 조각, 남은 후회일 뿐.
파이는 결국 그 검을 뽑지 못했다. 슈에 앞에서는 이상하게 위상력을 가지고는 있었지만 매번 주눅이 들었다.
-나, 난 못하겠어, 슈에...
-그럼 일단 내가 뽑아보고, 안 뽑아지면 우리 둘이 힘을 합쳐서 뽑자. 알았지?
-어, 어...
소심한 언니와 달리 당찬 동생은 용감하게 그 검을 뽑아들었다. 그것도 아주 가뿐하게. 슈에는 본인이 뽑고도 매우 놀라워했다.
-어, 언니?
-슈에...?
-이상해...이 검...왜 이렇게 싸늘한 거지...?
검은 보통 금속 재질이었다. 그렇기에 차가운 온도에 있으면 싸늘한 것이 당연했다. 하지만 슈에가 그 말을 내뱉으면서도 당혹스러워했다. 마치 자신이 잡은 이 검에는 알 수 없는 힘이 득실거린다는 걸 알아차린 듯이.
슈에는 그제야 바깥의 풍경이 아까와는 달라졌다는 걸 인지했다. 바깥은 언제 눈(雪)에게서 색을 빼앗겼냐는 듯이, 제 본연의 색을 내뿜고 있었다.
-어?! 눈보라 그쳤다!
-그러네.
-어서 할머님께 가서 보여드리자!
슈에는 검을 쥔 채, 먼저 달음박질로 밖으로 나아갔다. 파이는 그런 동생에 비해 느긋하게 일어나, 옷에 묻은 먼지까지 깔끔히 털고 천천히 걸어왔다. 파이가 밖으로 나왔을 때는 이미 슈에는 저만치 먼저 가 있었고, 등만 보이고 있는 상태였다.
파이는 중얼거렸다.
슈에, 난 항상 네 뒷모습밖에 볼 수 없는 거겠지...?
* * *
“어떠셨습니까, 김도윤 대협.”
“흐음...마치 무협 소설의 한 장면 같군요. 수련 도중에 길을 잃어, 동굴에서 눈보라가 그치기를 기다린다...! 손님의 이야기는 무척 재미있군요.”
“대협께서는 무협 소설을 좋아하시나보군요. 괜찮으시다면 더 이야기를 해드릴 수 있습니다. 외나무다리를 건너다가 그 아래의 강으로 떨어진 이야기라던가, 독버섯을 잘못 먹고 삼도천을 봤던 이야기라던가...”
“그, 그건 다음에 듣기로 하죠. 손님의 인생은 생각보다 스펙터클하시군요.”
“하하, 그런 소리 많이 듣습니다.”
파이는 너털스러웠다. 파이의 이야기에 빠져 시간이 가는 줄 몰랐지만, 제법 많은 시간이 흘러가 있었다. 그럼에도 눈보라는 그치기는커녕, 점점 더 거세지기만 했다. 도윤은 한숨을 쉬었다.
“그보다 눈보라가 그칠 기미를 보이지 않네요. 이래가지곤 수색은 무리 일듯 하군요.”
“어, 그러고 보니...이 검은 얼음을 다루지요. 눈보라를 조정하는 것쯤은 간단할지도 모르겠군요.”
“오...그럴 수도 있겠네요. 그 검은 보통의 위상능력자 무기와는 전혀 다른 무기! 실험해볼 가치가 있겠군요.”
“그럼, 잠시 밖으로 나갔다 오겠습니다. 이야기는 나중에 더 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파이는 즉시 검을 챙겨 작전 구역으로 나갔다. 눈보라가 매서웠지만 그 때의 눈보라만큼 춥다고 생각되지 않았다. 지금 자신의 앞을 가로막는 게 무엇이든지 자신은 앞으로 나아가야만 했다.
파이는 검을 두 손으로 쥔 채, 조그맣게 고했다.
‘슈에, 미안하지만 너의 힘을 잠시 빌려 쓸게...’
단 몇 번의 검 놀림으로 눈보라는 언제 그랬냐는 듯 금세 조용해졌다.
[작가의 말]
안녕하세요, 파이 특수요원 스토리까지 다 보고 써보는 파이슈에 자매, 일명 백설(白雪) 자매의 이야기를 써보았습니다. 이 자매의 대한 이야기가 몇몇은 떡밥만 뿌리고, 몇몇은 아예 공개가 안되어서 최대한 파이의 스토리를 보고 추론하여 써보았습니다.
아마 3~4편 정도로 끝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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