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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은양, 늑대개, 사냥터지기(세트는 등장 이전)가 한 곳에 모여서 크리스마스 파티를 하기로 했다!” 컨셉의 특전입니다.
◎ 개인적인 캐릭터 해석이 있습니다.
◎ 클로저스 온리전(2018.12.23) 부스에서 특정 금액 이상 구매하신 분들께 나눠드린 특전 회지에 있던 내용입니다.
Ⅰ. Black Lambs – 파티 요리 담당
“요리 담당이라...제일 귀찮은 게 걸렸잖아.”
“제비뽑기로 리더가 뽑은 결과이니 불평하지 말도록.”
제이가 지금 불만을 토로하는 누군가에게 꺼낸 말이었다. 혼자 만들 것도 아니고, 다 같이 만드는 것이니 손이 덜 갈수도 있잖아?! 제이의 제안에 세하는 금세 진지해졌다.
“먹을 사람이 많으니 일단 많이 만들 수 있는 스튜 같은 걸 만들어 볼까요?”
파티 요리 준비가 걸려서 귀찮다고 투덜거릴 때는 언제고, 아마 이 중에서 세하가 가장 열성적이었다. 유리는 고기! 고기! 를 외쳤다. 미스틸은 독일 출신 몇몇이 있기 때문에 독일 음식을 내오면 좋을 거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크리스마스니까, 케이크 하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조심히 말하는 슬비의 의견에 모두들 동의하는 참이었다. 그건 선물 등등을 사러 간 늑대개 팀에게 부탁하기로 했다.
유니온이 빌려준 펜션에 있던 냉장고를 열자마자 넘쳐흐르는 재료에 세하는 감탄을 마저 하지 않았다.
“냉장고에 재료가 꽉꽉 차 있네. 재료 부족할 걱정은 없겠다.”
“웬일로 유니온이 이런 특혜를 주는 거지?”
“의심부터 하는 것이 참 서글픈 현실이네요.”
그동안 유니온에서 저지른 짓이 몇 개인데...그래도 오늘은 이 따뜻한 파티 장에서 즐겁게 보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본격적으로 요리를 하기에 앞서서, 다들 앞치마를 차려 입었다. 선두 지휘는 요리가 익숙한 세하가 맡기로 했다.
“냉동실에 엄청 커다란 닭이 있더라고요. 구이는 그걸로 하고 고기는 준비되어 있으니, 야채 스튜로 하고...”
“그럼 야채는 우리가 손질 할게.”
먼저 칼을 든 것은 슬비와 유리였다. 감자 깎기에 한창 열중이던 슬비는 소매로 눈물을 훔쳤다. 옆에 있는 유리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 이유는 유리가 까고 있는 양파 때문이었다.
“어휴, 눈 매워...”
“그래도 신나! 이렇게 왁자지껄하게 요리 해보는 거 처음이야.”
“그건 나도 그래. 이렇게 대규모의 클로저 팀이 모여서 같이 파티를 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여성분들이 야채 다듬기에 한창일 때, 남자들은 메인 요리 외에 내놓을 사이드 메뉴에 대해 회의 중이었다.
제이가 말했다.
“이럴 땐 역시 내가 만든 특제 건강 주스를...”
“기각.”
세하는 단호하게 거절했다. 이번엔 미스틸이 의견을 제시했다.
“세하 형 특제라면 어때요? 전 그거 맛있었는데!”
“만들 수야 있는데 불을까봐...”
크리스마스 파티 메뉴를 정하는 게 이리 어려운 일이었던가! 열띤 토론은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오븐 쪽에서 거의 야채 다듬기를 마무리지어가던 슬비가 갑자기 기침을 콜록거렸다.
“어? 이거 무슨 탄내야...”
“탄내?”
탄내라는 소리에 세하는 잠시 기억을 더듬었다. 탈만 한 게 있었던가? 아, 그러고 보니 냉동실에 있던 그 커다란 닭이...
오븐 안에 있었다!
“으악, 큰일 났다!”
세하가 다급하게 오븐으로 다가갔다. 아뜨뜨, 하면서 세하가 오븐에서 꺼낸 것은 불과 몇 십분 전만해도 노릇하게 익어가고 있던 닭이었다.
타이머를 잘못 맞춘 것일까. 오늘의 메인 요리가 숯 덩어리가 되어버렸는데 이상하게 아무도 누군가의 탓하지 않았다. 화가 나지도 않았다.
오늘만은 리더 격인 세하가 완패(?)를 선언했다.
“하하...닭은 이제 소생 불가네요.”
머쓱한 표정의 세하를 보며 누구랄 것도 없이 모두들 웃음이 터졌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 세하는 까만 연기를 뒤집어써서 얼굴이 엉망진창이었기 때문이다. 슬비는 눈물을 감추며 아직도 웃음기가 묻어있는 목소리로 말했다.
“가서 얼굴이나 씻고 와. 재료는 아직 남아있고, 시간도 있으니 각자 자신 있는 요리를 내오도록 해보자고!”
마무리는 언제나 슬비가 지어준다. 세하는 화장실로, 나머지는 각자의 위치에서 남은 재료들로 저마다의 요리를 하기 시작했다. 슬비는 휴대폰을 들어 늑대개 팀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오시는 길에 케이크와 닭 한 마리 부탁해요. 오늘은 정말 근사한 날이네요! 미리 메리 크리스마스~
Ⅱ. Wolfdogs – 선물 고르기 담당
“이렇게 추운데 우리만 바깥 조라니...”
“그래도 이렇게 아무런 거리낌 없이 밖을 걸어 다니는 것 자체에 감격적이지 않나요?”
“뭐, 그건...그럴지도.”
나타는 약간 수긍했다. 범죄자라는 신분에 밖을 느긋하게 다녀본 기억은 별로 없었다. 왜 이리 날씨가 추운지 모르겠다. 그러나 그 대답은 곧 풀렸다. 레비아의 장갑 낀 손 위로 차가운 얼음 결정이 내렸기 때문이다.
“어, 눈이에요!”
“올해는 화이트 크리스마스군요.”
바이올렛이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막 내리기 시작했다는 듯, 눈은 천천히 운치 있게 내리고 있었다. 감상하기 딱 좋을 정도로만 내려서 선물을 사가는 늑대개 팀원들이 별로 힘든 정도는 아니었다.
“크리스마스 선물이라고는 하지만 각자 원하는 것의 금액이 다르고, 예산은 한정되어 있죠. 이걸 어떻게 효율적으로 소비하느냐는...”
“바이올렛이 크게 쏘는 거 어떨까요? 모두에게 한 해 동안 감사했다는 의미로!”
“하피 씨의 말을 듣고 나니 그래도 될 것 같군요.”
설득이 되어가는 중인 바이올렛을 뒤로 하고 나타와 레비아는 눈앞에 있는 빵가게에 눈을 떼지 못했다.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생크림 케이크의 우아한 자태에 홀려버렸다.
“케이크를 사고 싶은 건가.”
“우왁! 깜짝이야, 갑자기 나타나지 말라고!”
“티나 님, 정말 맛있어 보이지 않나요?”
“그러고 보니 케이크는 준비되지 않은 거 같아 보였다.”
이왕이면 아이스크림 케이크도 좋을 거 같다, 라는 티나의 의견에 하피는 엄청 쿨하게 그럼 둘 다 사도록 하죠! 라는 대범한 결정을 내렸다.
“그리고 이런 좋은 날, 술이 빠질 수는 없죠. 샴페인이나 와인도 조금...”
“어이, 설마 너 혼자 독차지하려는 거 아니야?”
“어머, 들켜버렸나요?”
하피가 매혹적인 눈웃음을 쳤다. 띠링- 이 때, 바이올렛의 개인 휴대폰으로 메시지가 도착했다. 문자의 내용을 확인한 바이올렛도 하피의 의견에 동의했다.
“파티에 케이크와 축배가 빠질 순 없죠. 마침 요리 팀에서 케이크를 조달해달라는 부탁이 왔어요.”
“좋아요! 그러면 당장 들어갑시다.”
아직 한산한 시간이라 조금만 지체를 했다고 해도 준비되어있는 특제 케이크가 다 팔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늑대개들은 어느 새 양손에 짐 꾸러미가 가득해졌다. 그것도 잠깐, 티나의 허수 공간에 이때까지 산 물품 등등을 집어넣었다. 티나도 오늘만큼은 협력해주겠다고 했다.
얼추 중요한 건 다 산 거 같은데 바이올렛은 여간 심각한 얼굴이 아니었다.
“가장 중요한 선물이 아직 남아 있네요.”
“그냥 똑같은 것을 사서, 똑같이 나눠주면 되는 거 아닌가?”
“그러면 메리트가 없잖아요! 서프라이즈하게 깜짝 선물이 있는 게 얼마나 좋은데요!”
“맞아요. 하피 씨의 말이 맞아요.”
오늘따라 하피와 바이올렛의 죽이 척척 맞았다. 레비아가 조심스럽게 의견을 냈다.
“저...그럼 선물을 따로 산 다음, 제비뽑기 식으로 선물을 가져가도록 하는 방법은 어떨까요?”
“그거 재밌겠군요. 레비아 씨, 좋은 의견 감사해요.”
칭찬을 들은 레비아의 뺨이 보기 좋게 물들었다. 그 후부터는 선물 대행군이었다. 따뜻한 목도리, 펭귄 인형, 누군가가 좋아할만한 게임기 팩, 최신형 미니 믹서기, 스케치북 등등...이들이 아는 이들의 취향에 맞게 선물을 고르는 재미가 쏠쏠했다. 물론 늑대개 팀원들의 몫도 챙기는 걸 잊지 않았다.
대행군을 마치고 출출하던 찰나에 마침 포장마차가 보였다. 추워진 몸을 녹이기 위해 어묵 국물을 마셨다. 포장마차에는 그 밖에도 따뜻한 음식들이 많아서 골라 먹는 재미가 있었다.
“나타 씨, 너무 많이 먹진 마세요. 그러면 이따가 메인 핵심인 파티 음식을 먹지 못해요.”
“내 앞가림은 내가 알아서 해.”
다들 허기가 졌었는지 눈앞에 있는 작은 만찬에 만족스러워하는 눈치였다.
눈은 그칠 줄 몰랐다. 정말로 화이트 크리스마스였다.
Ⅲ. Wildhuter – 파티장 및 트리 장식 담당
“파이 선생님, 정말 잘 만드시네요!”
“루나 양이 자세하게 알려주신 덕분입니다. 그리고 어렸을 때부터 수공예품도 만들었던 적이 있어서요.”
“아무리 그래도 이 정도라니...”
루나는 파이가 만들어낸 종이 꽃, 아니 예술의 경지에 이르러 진짜 꽃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의 작품을 보고 감탄했다.
“그보다 선배는 어디 있죠?”
“저쪽에서 소마랑 같이 트리 장식을 하고 있어요.”
“의외네요. 선배라면 게으름을 피울 줄 알았는데 말이죠.”
“파이 선생님도 아시잖아요. 볼프강 선생님은 할 때 하시는 분이라는 걸요.”
“그 할 때 하는 게 굉장히 드문 일이지요.”
“푸엣취!”
루나와 파이가 동시에 고개를 끄덕였다. 마침 소마가 만든 종이 장식을 벽에 걸고 있던 볼프강은 그만 재채기를 크게 하고 말았다. 그 덕에 기껏 장식한 장신구의 일부분이 벽에서 떨어져 나갔다. 소마의 꾸지람은 덤이었다.
“볼프 쌤~ 잘 잡고 계셨어야죠! 이거 오늘 안에 끝나요?”
“너나 열심히 해, 말썽쟁이 2호. 아까부터 뭘 그리 꼼지락거리고 있어?”
“헤헤...! 짜자잔~!!”
소마의 자체 효과음과 함께 소마는 무언가를 볼프강에게 보여주었다. 삐뚤삐뚤하지만 각 팀별의 심볼이 박혀있는 키링 인형이었다. 소마는 의기양양했다.
“트리 장식에 쓸려고 만들었죠~!”
“머리 좋은데? 그럼 말 나온 김에 트리 장식이나 마저 하지 그래?”
“트리 위에는 별을 달아야하는데 전 손이 안 닿으니 쌤이 해 주세요~”
이렇게 부려먹기냐...오늘따라 모두들 들떠있는 기분이다. 부엌 쪽에서는 탄내가 난 것으로 보아 요리를 망친 게 분명한데, 하하호호 웃음소리가 들린다. 볼프강도 그러했다. 평소에는 파이의 말대로 게으름을 피웠겠지만 이상하게 몸이 들썩거렸다.
크리스마스라고 그런 건가. 참 이상한 마법 같은 것에 걸린 기분이다. 크리스마스에는 무슨 특별한 일이 일어난다고도 들었던 거 같은데.
‘아, 신기한 일이긴 하지.’
어제까지만 해도 싸우고 있던 것 같은데 이렇게 다 같이 모여서 즐거운 파티 준비를 각자의 역할에 맡게 충실히 하고 있다는 것에서부터.
마지막 마무리로 볼프강이 트리에 달은 별을 보며 소마는 아주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아주 멋진 트리네요. 누가 한 작품인지 모르겠네.”
“거의 대부분은 내가 한 거 같은데 말이지.”
“전! 볼프 쌤이 땡땡이 안 치나 감시했다고요!”
“누가 그걸 해달라고 했어?”
이번 트리는 살아있는 나무라서 그런지 오르고 내릴 때마다 구수한 자연의 냄새가 났다.
“우와, 어느 새 트리를 다 완성하셨군요.”
“선배라면 분명 게으름을 피울 거라 생각해 오늘 안에 완성될지 걱정이었는데요.”
“이제는 저 둘도 날 저렇게 생각하는 거야?!”
볼프강은 저도 모르게 한숨이 나왔다. 루나와 파이 양 손에는 이들이 열심히 접은 종이꽃이 한 가득이었다.
“실례가 안 된다면 이 꽃들도 트리에 장식해도 될까요?”
“어, 안 될 건 없지.”
“고맙습니다!”
루나와 파이는 누구랄 것도 없이 반짝거리는 눈망울로 트리에 달려들어, 자신들의 작품을 전시하기 시작했다. 하얀 색종이로 만든 것이 대부분이라 그런지 트리에는 마치 눈이 내린 거와 같았다.
무심코 창문에 있는 커튼을 쳐보니, 바깥도 트리와 같이 하얀 색의 눈송이 세상이 되어가고 있었다.
“화이트 크리스마스군.”
“와! 해피 화이트 크리스마스~!”
방방 뛰는 소마 옆에 어느 새 왔는지 눈 구경을 하는 루나는 눈이 초롱초롱했다.
“이번 크리스마스는 너무 멋진 거 같아요, 선생님!”
“그래?”
사실은 나도. 이 말은 하지 않았다. 파이는 또 무얼 하나 흘깃 보았는데 제가 만든 얼음 꽃을 트리에 열심히 올리는데 여념이 없었다.
올해는 즐거운 화이트 크리스마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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